‘우리에게도 인권이 있을까?’를 읽고 / 최흥자
‘인권’이란 사람이 가지는 고유한 권리, 누구나 태어나면서 성별, 국적, 인종 등과 관계없이 존중받으며 인간답게 살 권리로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가질 수 있는 권리라는 뜻이다. 이러한 권리가 어느 특정인의 소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에 태어나서 제도권 교육 속에서는 한 번도 배워본적 없는, 그래서 참으로 낯선 단어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인권이 있을까?>는 어린의 시각으로 보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인권 문제들이 담겨 있어 ‘인권’이란 낯선 단어를 친근하게 삶의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1장 첫 번째 취재, 전교 어린이 회의
2장 두 번째 취재, 성별이 뭐가 중요해?
3장 세 번째 취재, 다르지만 똑같아
4장 네 번째 취재,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는 친구
5장 자람 어린이 신문
[부록] 생각이 톡톡!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주제는 인권, 성차별, 소수자, 장애인, 따돌림 등으로 볼 수 있다.
내용은 전교회장에 박장군선배가 당선되면서 자람초등학교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전교 어린이 회의가 열리고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하며 다양한 안건도 많이 나오게 된다. 그중에서 어린이도 어린이답게 살기 위한 권리가 필요하다는 안건이 나오게 되면서 신문부 기자인 현수와 자영이도 인권에 대해 취재하는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례의 인권이야기다.
4학년 2반 교실에서 남부반장 여부반장이 체육대회를 앞두고 ‘여자가 축구를 할 수 있다’ 와 ‘여자가 무슨 축구냐?’로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차이와 차별에 대해 개념을 이야기 한다.
또한 광화문나들이에 나선 현수와 자영이는 특수학교설립반대시위를 목격하면서 참으로 이해 할 수 희한한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어른들의 이기심이 더해져 벌어지는 님비현상으로서 서로 입장이 다르지만 장애인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장애인의 인권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장애인의 인권을 생각하게 한다.
신문이라는 구성을 통해 인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인권침해사례에 대해 조사하던 중 다문화가정의 자녀라고 해서 왕따를 당한다는 제보를 받게 된다. 알고 보니 어린이 신문기자인 인주가 가해자로 밝혀지며 내가 모르고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 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했다.
그 외에도 현대를 살아가면 생각해 보아야할 등급에 의한 차별, 정보화 사회에서의 인권문제, 전쟁 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인권도 존중하고 중시해야 함을 ‘인권’ 이라는 주제로 어린이 기자의 시각으로 쉽게 이야기 해 준다.
그러고 보면 인권에도 조기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어려서부터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야 성인 되었을 때도 나의 인권이 중요하듯 타인의 인권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떠오른 아릿한 풍경이 있다. 안전과 관리라는 명목 하에 인권이 경시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찾았던 어느 시설에 있는 어르신이었다. 어른들과 함께 케익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거동이 가능하신 분들은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어떻게 케익을 나눌 수 있는지 궁금하여 격리되어 있는 공간으로 들어 가 보았다.
아뿔싸 그 곳에서 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르신의 양손이 붕대로 감겨진 채 PT병 속에 들어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시설 담당자에게 물어 봤다
어르신의 손을 왜 저렇게 싸매 놓았는지를?
담당자의 말로는 ‘어르신이 자꾸만 얼굴을 쥐어뜯어 놓고, 손톱을 물어뜯어 상처가 생긴다’고 했다. 어르신의 안전한 관리와 인권차원에서 무엇이 먼저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그 모습이 몇일 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케리어를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서울에 간 적이 있었다. 별로 불편 없이 걸었던 길과, 대중교통 그리고 지하철을 옮겨가며 케리어를 끌고 이동하는데 엄청난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느꼈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외출을 한다는 것은 엄청남 모험임과 동시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의 정책, 그것이 바로 인권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인권은 가만히 멈춰있는 단언가 아닌 함께 힘을 합해 움직여야 하는 단어’다(작가의 말 중)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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