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채우기
백화점 가다.
흥자
2004. 2. 20. 19:11
백화점 가다.
실바람 불러들여 먼지를 털고,
햇살 한줌 불러들여 봄 마중 하고,
프린터 잉크 찾아 길을 나섰네
클릭한번이면 무엇이든 뚝딱 하는
요술공주가 살고 있다는
디지털 세상
모셔온지 오랜된 프린터라
제 몸에 맞는 잉크가 없다 하네.
오래된 것 좋을때도 있더구만
애꿎은 프린터만 탓하며
생활품의 전시장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네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것들이 전시된 곳.
과일향기,야채향기,식료품 향기...
향기나라를 지나
머리에서 발끝까지
필요한 박물관을 지나
대지털 세상에 잠깐 내려
프린터 잉크 찾아 손에 들고
내친 김에 눈요기나 할 요량으로
이 곳 저 곳 구경하다
새 생명이 첫 호흡을 하는
소인국 나라에 발길 멈췄네
칙칙하고 무거운 색들은 벗어 버리고
진달래, 개나리, 목련...총 천연의 색으로
펼쳐진 파스텔 세상
서성이던 봄
거기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