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 / 최흥자

흥자 2022. 9. 7. 09:13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 / 최흥자

차별 없는 세상은 누구나 꿈꾸는 세상일 것이다. 하물며 원숭이도 차별은 화나게 하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말이다.

이 책은 차별에 분노하는 원숭이의 실험을 모티브로 일상 속에서의 다양한 차별과 차별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여 준다. 이 책을 읽으며 차별차이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확립하게 되었으며 오랜 된 기억한편을 떠올리게 되었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로 표현되는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 반에는 키 크고 예쁘기도 했던 교감선생님을 아버지로 둔 아이와, 우체국장을 아버지로 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보다 무엇을 하든 과정보다는 결과가 늘 좋게 나왔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도 감히 선생님께 항의조차 하지 못했던 절대적 교권 앞에서 부당하다고 느겼지만 꺼내기조차 못했던 수많은 차별의 언어들, 내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태어난 그대로를 가지고 놀려 대기도 했었고, 비하하기도 했던 그 무수한 말들이 차별이었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었다.

한 번은 운동장에서 아침조회를 할 때의 일이다. 시골 소재 중학교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아이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학교 행사에는 참석을 잘 하지 못하셨다. 특이나 농번기에는 말이다. 그런 아이들을 빗대어 너희 들은 인삼만도 못한 놈들이다, 인삼밭은 매일 가면서 학교에는 한 번도 오지 않는 것을 보면 자식 농사보다는 인삼 농사가 더 중요한 부모님들이다며 질타 아닌 질타를 공개적으로 하였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우리는 차별이라는 생각을 못했었고, 교육 또한 차별에 대한 인식을 심어 주지 않았으며 감수성을 키워 주지도 못했다. 그런 공교육의 부재 속에서 차별을 당연시 하며 자란 세대이다 보니 차별을 당하면서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라는 걸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현실 속에서 어떤 차별들이 존재하는지 법의 실체, 세계 속, 사회속에서의 차별들의 챕터에서 역사적 사건들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에요. ''라는 자아가 있어 ''라는 상대가 생깁니다. ''를 인정하고 사랑해야 ''와의 관계가 건강해집니다. 사회화가 진행될수록 ''의 생존만큼이나 ''의 생존이 중요해집니다. 우리라는 사회가 안전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합니다.(52P)

- 세계화는 분명 많은 나라들에게 이익을 줍니다. 선진국은 상품과 함께 문화를 팔면서 경제적 이득을 보고, 저개발 국가에서는 질 좋은 물건을 쓸 수 있고, 노동력을 제공하여 경제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죠. 하지만 문화 차별의 함정에 빠지는 것에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문화는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용의 차이를 수준의 창이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자칫 자문화 중심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 사대주의가 혼합되어있는 나라입니다.(89P)

- 종종 보이지 않는 피라미드 속에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높은 지위의 사람들에게 불만을 품은 우리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닿지 않을 때 그러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자라난 폭력성이 수평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쌓인 화를 결국 나보다 약한 사회적 약자에게 푸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의 양과 질에 따라 인간관계가 서열화 됩니다.(96P)

- 불과 50여년 전 미국에서 흑백 인종차별적 법률이 존재했다,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의 버스좌석과 백인들의 버스좌석이 분리되어 있었다. 로자파크스 사건을 계기로 1966년 흑인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투표권법'이 승인되었고 결국 흑백통합법이 만들어 졌다. 그렇게 서서히 인종차별의 흔적들이 지워져 갔다.

- 차별의 반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또한 그들을 조직적으로 이끌 누군가가 필요하죠. 용기있게 행동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로자 파크스 사건 이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앞장섰던 것처럼요.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었다."[출처]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복대원, 선보라 공저)

이렇듯 이 책에서는 사회 구조가 바뀌어 감에 따라 차별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정된 자원, 빈부 격차, 힘의 불균형 등 사회 구조를 차별의 원인으로 탓하며 침묵하지 말고, 사회 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하며, 차별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차별의 본질을 파악하여 새로운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