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채우기

수통골의 봄

흥자 2009. 3. 15. 12:34

대전시 유성구 국립한밭대학교 앞자락에 위치한  수통골

봄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옷자락을 여미게 하던 날.

수통골에는

일찌감치 봄이 와 있었습니다.

산 전체가 밝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엊그제 내린 비 때문인지 수통골 지나 빈계산을 오르는 골짜기에 있는 연못에 

맑은 물이 가득합니다. 

연못 끝자락에는 봄맞이 온 수녀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듯 봄은 사람들을 갇힌 곳에서 대자연으로 불러내는 힘이 있습니다.

연못이 끝나는 곳, 마른 계곡에는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이 있습니다.

저 탑을 쌓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나무다리를 건너 갑니다.

 

 연못을 지나, 돌탑을 지나  나무 다리를 건너며 

우리들 삶에서 무수히 많이 만나는 수직 과 수평

그 문화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나무 다리를 건너면 산길에 접어듭니다. 

길은  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며 시원의 그리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길은 생각의 보고 입니다.  

 

산자락 깊 숙한 곳에도 봄은 와서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산길을 따라 서 있는 버들강아지가 통통하게 살이 올랐습니다.

 

 산 뒷편으로 하산을 하면서 마른 가지에 물을 길어오르는 포도나무들을 만났습니다.

 포도 나무 어린 순이 이제 막 움 돋움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돋아난 싹들은 돌보는 사람의 정성스런 손길을 더해

 꽃이피고, 열매가 맺어 익어갈 것 입니다.

 

이렇게 수통골의 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