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생각

소리칠 수 있을 가

흥자 2008. 6. 10. 18:30

소리칠 수 있을 가. / 최은지.

 

바람이 바다에
가쁜 숨 토해 내면
파도는 하얀 포말의 언어로 화답하지.

 

나는 살면서
저 파도처럼
제대로 소리지른적 있는가

 

거센 바람 앞에서도
자신의 소리를 내는 바다.

 

거침 없이
밀려 오는 파도를 보며
소리치고 싶다.

 

폭풍우 몰아치 듯
살고 싶은
내 마음속에 꿈틀대던 욕망.
거친 바람 불어와
온갖 상념 날려 버리면
세상을 향해
나도 거친숨 토해내며 소리 칠 수 있을가

 

늘 파도에 시달려
시퍼렇게 멍들어 있는 바다.
그를 사랑함은
아직도 소리 치고 싶은
그 무엇이 남아있는 탓일 까

 

바다 앞에 서면
산골에서 온 나는
밀려오는 파도가 되어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