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빗 속의 여인

흥자 2007. 9. 5. 09:31

쉼없이 비가 내린다.

마음마저 젖어드는 날들이다.

 

가을을 제촉하는 비가 세차게 내리던 8월 30일,

한 여인이 생을 마감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70평생을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자신도 병마에 몸져 누운지 7년만에

작아질대로 작아진,

더 이상 어떤 설명도 필요없는

생의 애착을 보여주며

모질게도 붙잡고 있던 생명 줄을 놓았다. 

 

빗속에 백모님을 떠나보내며

내 어머니를 생각했다.

 

내 어머니가 이승을 떠나던 날,

그 날도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그리곤 육신의 집을 떠나

영면의 집에 들던날

반짝 햇살이 들더니

무지개를 띄워 올렸었다. 

 

빗 속에 한 여인, 아니 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 여러 명칭으로 불리며

다난한 삶을 살다간 여인을

슬픔 속에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