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4월이다.
마른 나뭇가지에서도 새싹이 돋는,
그리하여 모든 생명이 기지개를 켜는
깨어남의 계절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꽃보다 낙엽을 먼저 생각한다면
내 사고 체계가 분명 잘 못된 것은 아닐까.
인간의 존재는
흔들리는 꽃과 같은 가 보다.
늘 생각의 가지 끝에는 바람이 인다.
관계 와 관계 속에서
언어 와 비언어 속에서
더러는 걷고자하는 방향 속에서.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람처럼
정답 없는 길을 걷는 세상사.
참 어렵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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